AI 사용법

1시간 회의를 5분에 정리합니다 — 다만 녹음 켜기 전에 할 말이 있습니다

만두아빠 2026.07.30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건 대개 막내나 저 같은 사람 몫입니다.

25년을 다니면서 회의록을 몇 백 번은 썼을 텐데, 매번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회의 중에 받아적으면 회의에 집중을 못 하고, 집중하면 나중에 기억이 안 납니다.

클로바노트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게 해결됐습니다. 1시간짜리 회의를 5분이면 정리합니다. 다만 그냥 켜면 안 되는 것들이 있어서, 그 얘기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 녹음 동의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내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 자체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 회의는 법 문제 이전에 신뢰 문제입니다. 몰래 녹음한 게 나중에 알려지면 그동안 쌓은 게 한 번에 무너집니다.

저는 회의 시작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회의록 정리하려고 녹음 켜두겠습니다. 정리 끝나면 지웁니다.”

10초면 됩니다. 반대하는 분이 계시면 그때는 끄고 손으로 적습니다. 지금까지 반대하신 분은 한 분 계셨는데, 인사 관련 안건이 있던 회의였습니다. 당연한 반응이었죠.

그리고 회사에 AI 도구 사용 규정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요즘은 외부 서비스에 회사 음성을 올리는 걸 금지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규정이 있으면 그게 우선입니다.


준비: 앱 하나 깔면 끝

  1. 스마트폰에서 클로바노트를 검색해 설치합니다 (네이버에서 만든 앱입니다)
  2.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합니다
  3. 끝입니다

PC에서 쓰시려면 브라우저에서 clovanote.naver.com 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화상회의는 이쪽이 편합니다.

무료로 매달 일정 시간이 주어집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세 번 회의를 정리하는데 무료 범위 안에서 씁니다. 부족하면 그때 유료를 보셔도 됩니다.


실제 순서 — 4단계

1단계. 녹음 전에 참석자 이름을 넣어둡니다

이걸 하느냐 안 하느냐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녹음 시작 화면에서 참석자 이름을 미리 입력해두면, 나중에 “참석자1” 대신 실제 이름으로 정리됩니다.

회의 시작 전 30초만 투자하시면 뒤에서 10분을 아낍니다.

2단계. 스마트폰을 테이블 가운데 둡니다

구석에 두면 멀리 앉은 사람 목소리가 안 잡힙니다. 가운데, 화면이 위를 향하게, 서류로 덮지 않게. 이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3단계. 회의가 끝나면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1시간 회의면 2~3분 정도 기다리시면 됩니다. 나오는 건 세 가지입니다.

  • 전체 대화록 — 누가 언제 무슨 말을 했는지 전부
  • 요약 — 핵심만 몇 문단으로
  • 주요 키워드 — 자주 나온 단어들

4단계. 여기서 한 번 더 다듬습니다

클로바노트 요약을 그대로 보내면 안 됩니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정리되지만 “그래서 누가 뭘 하기로 했는지”는 잘 안 잡힙니다.

그래서 저는 대화록을 복사해서 ChatGPT에 넣고 이렇게 한 번 더 시킵니다.

아래는 회의 대화록이야. 이걸 회의록으로 정리해줘.
– 결정된 것
– 결정 안 된 것(다음 회의로 넘어간 것)
– 할 일 (누가 / 무엇을 / 언제까지)
이 세 가지로 나눠서. 대화에 없는 내용은 절대 지어내지 말고, 애매하면 “명확하지 않음”이라고 적어줘.

[대화록 붙여넣기]

마지막 문장이 중요합니다. “지어내지 말라”고 명시하지 않으면 그럴듯하게 채워 넣습니다. 저는 이걸 모르고 한 번 사고를 낼 뻔했습니다. 나오지도 않은 마감일이 회의록에 적혀 있었거든요.


잘 안 되는 경우들

화자 구분이 엉킵니다

목소리 톤이 비슷한 분들이 있으면 자주 섞입니다. 완벽하게 잡을 방법은 없고, 중요한 발언만 대화록에서 눈으로 확인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어차피 전부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전문용어를 못 알아듣습니다

업계 용어나 사내 약어는 엉뚱하게 적힙니다. 자주 나오는 단어는 사전 등록 기능에 미리 넣어두시면 훨씬 나아집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하면 놓칩니다

이건 사람도 못 알아듣는 구간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대목만 기억을 더듬어 채우시면 됩니다.


정리가 끝나면 지웁니다

회의록을 다 쓰고 나면 녹음 파일과 대화록을 삭제합니다.

처음에 “혹시 나중에 필요할까” 싶어서 몇 달치를 쌓아뒀는데, 어느 날 그 목록을 보고 아찔했습니다. 회사 내부 논의가 통째로 외부 서비스에 남아 있는 거였으니까요.

지금은 회의록 작성이 끝나면 그날 바로 지웁니다. 회의 시작할 때 “정리 끝나면 지웁니다”라고 말한 약속이기도 하고요.


오늘 딱 하나만

다음 회의에서 “회의록 정리하려고 녹음 켜두겠습니다” 한 마디만 해보세요.

그거 하나로 회의 시간에 받아적지 않아도 됩니다. 고개 들고 사람 얼굴 보면서 회의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그게 제일 좋았습니다.

가르치려는 게 아닙니다. 반 발 앞서 걸으면서 겪은 걸 적어둘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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