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못해도 상세페이지는 만듭니다 — Canva로 시작하는 법
회사 밖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생각보다 빨리 이 문제에 걸립니다. 보여줄 게 있어야 하는데 만들 줄 모른다는 것.
블로그 썸네일, 인스타에 올릴 카드, 물건을 팔려면 상세페이지. 예전 같으면 사람을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은퇴를 앞두고 시작하는 입장에서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만드는 건 제일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저는 디자인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포토샵은 열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내와 하는 자사몰 상세페이지를 직접 만듭니다. 감각이 좋아진 게 아니라, 감각이 없어도 되는 방법을 찾은 것에 가깝습니다.
먼저 알아두실 것
Canva가 “알아서 예쁘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이렇습니다.
- 남이 만든 잘 된 디자인을 골라서 내 내용으로 바꾸는 것 — 이게 90%입니다
- AI 기능은 그 과정을 빠르게 해주는 보조 도구입니다
- 백지에서 시작하면 여전히 어렵습니다. 백지에서 시작하지 마세요
이 셋만 받아들이면 오늘 안에 결과물이 나옵니다.
준비
- 브라우저에서
canva.com에 들어갑니다 -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합니다
- 끝입니다. 설치할 것 없습니다
무료로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유료(Pro)는 템플릿과 사진이 더 열리고 배경 제거가 됩니다. 처음부터 결제하지 마시고, 무료로 두어 개 만들어 보신 뒤에 판단하세요.
실제 순서 — 5분
1단계. 만들 것의 크기를 먼저 고릅니다
첫 화면 검색창에 만들 것을 한국어로 칩니다.
- 인스타그램 게시물
- 프레젠테이션
- 포스터
- 카드뉴스
크기를 직접 계산하실 필요 없습니다. 골라주는 대로 쓰면 됩니다.
2단계. 템플릿을 고릅니다 — 여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왼쪽에 완성된 디자인이 잔뜩 뜹니다. 여기서 내용이 비슷한 걸 고르지 마시고, 글자 수가 비슷한 걸 고르세요.
제가 초반에 제일 많이 한 실수가 이겁니다. 예쁜 걸 골랐는데 제목 자리가 6글자용이고 제 제목은 20글자라, 결국 다 깨졌습니다.
내가 넣을 글이 긴지 짧은지부터 보고, 그 분량이 들어갈 자리가 있는 템플릿을 고르시면 절반은 끝난 겁니다.
3단계. 글자를 바꿉니다
글자를 더블클릭하면 바로 고쳐집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한글 폰트가 깨져 보이면 폰트 목록에서 본고딕, 나눔, 프리텐다드 중에 고르시면 안전합니다. 영문 폰트를 그대로 두면 한글이 이상하게 나옵니다.
4단계. 색을 통일합니다
이거 하나로 “만든 티”가 확 줄어듭니다.
템플릿 색이 마음에 안 들면 상단의 스타일에서 색 조합을 통째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하나씩 고르지 마시고 조합으로 바꾸세요. 색 감각이 없어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5단계. 내려받습니다
오른쪽 위 공유 → 다운로드. 형식은 이렇게 고르시면 됩니다.
- PNG — 인스타, 블로그, 화면용
- PDF 인쇄 — 출력할 것
- JPG — 용량을 줄여야 할 때
AI 기능, 쓸 만한 것만
Canva에 AI 기능이 여러 개 붙었는데 대부분은 안 써도 됩니다. 실제로 도움되는 건 셋입니다.
배경 제거
사진에서 인물이나 물건만 남깁니다. 상품 사진 정리할 때 제일 많이 씁니다. 클릭 한 번입니다. (유료 기능입니다)
글자 채우기
무슨 말을 넣을지 막힐 때, 주제만 주면 초안을 뽑아줍니다. 다만 그대로 쓰면 남의 말투가 됩니다. 초안만 받고 제 말로 고쳐 씁니다.
이미지 생성
없는 그림을 만들어줍니다. 재미있지만 사람 손가락과 한글 글자는 아직 자주 망가집니다. 배경이나 분위기용으로만 쓰시고, 사람이 크게 나오는 그림은 피하세요.
이건 조심하셔야 합니다
상업적으로 쓰실 거면 라이선스를 확인하세요
블로그나 사내 문서는 대부분 괜찮습니다. 그런데 상품을 팔거나 광고에 쓰실 거면 소재마다 사용 범위가 다릅니다. 특히 무료 사진 중에 상업적 사용이 제한된 게 섞여 있습니다.
소재를 클릭하면 라이선스 정보가 나옵니다. 파는 물건에 쓸 거면 이건 한 번 보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로고나 캐릭터를 AI로 만들지 마세요
비슷하게 생긴 게 나오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브랜드로 쓸 것은 AI 생성물 말고 직접 만들거나 정식으로 구매하세요.
오늘 딱 하나만
지금 필요한 이미지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안내문이든, 발표 표지든, 인스타에 올릴 카드든.
템플릿 하나 고르고 글자만 바꿔서 5분 만에 만들어 보시면 됩니다. 잘 안 나와도 괜찮습니다. 두 번째부터는 훨씬 빨라집니다.
저는 이걸로 상세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지금 자사몰이 됐습니다. 처음에 만든 건 지금 보면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그때 만들었으니까 여기까지 온 겁니다.
가르치려는 게 아닙니다. 반 발 앞서 걸으면서 겪은 걸 적어둘 뿐입니다.